아기는 돌아왔는데 교실은 사라진다
한국 인구 통계는 지금 두 개의 속도로 움직인다. 산부인과는 출생아 수가 23개월 연속 늘었다는 소식을 받고 있고, 지방 학교는 올봄에도 신입생이 몰리지 않아 문을 닫는다. 하나의 나라 안에서 출발점과 도착점이 7년의 시차만큼 벌어진 장면이다.
출생아 23개월 연속 증가, 7년 만의 0.9명대 조준
국가데이터처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5월 출생아 수는 2만3,160명으로 1년 전보다 13.6% 늘었고, 2024년 7월부터 23개월 연속 증가세다. 1~5월 누적으로는 12만2,69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했고 2019년 이후 최대 규모다. 합계출산율도 1분기 0.95명, 4월 0.93명을 기록하면서 올해 연간 수치가 2019년(0.92명) 이후 7년 만에 0.9명대에 오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2023년 0.72명으로 바닥을 찍고 2년 연속 반등한 흐름의 연장선이다.
그 사이 교실에서는 31만 명이 빠져나갔다
이 반등이 교실에 닿는 데는 7년이 걸린다.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아이들은 반등 이전, 2019년 전후에 태어난 세대다.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통폐합으로 문을 닫은 초·중·고는 153곳이고 이 가운데 초등학교가 120곳이다. 전남과 강원이 각 26곳으로 가장 많다. 전국 초·중·고 학생 수는 2021년 532만3,075명에서 2025년 501만5,310명으로 31만 가까이 줄었다.
| 구분 | 2015년 | 2025년 | 변화 |
|---|---|---|---|
| 0~14세 유소년 | 약 696만 명 | 522만4,936명 | -24.9% |
| 65세 이상 | 661만7,378명 | 1,072만2,557명 | +62.0% |
| 85세 이상 | 52만5,723명 | 114만8,525명 | 2배 이상 |
등록센서스 10년 사이 유소년 인구는 4분의 1이 사라졌고 고령 인구는 그보다 훨씬 빠르게 불었다. 총인구에서 유소년 비중은 10.1%, 고령층은 20.7%다. 같은 기간 폐교된 학교의 무게도 확인할 만하다.
| 통폐합 구분(2021~2025) | 학교 수 |
|---|---|
| 초등학교 | 120곳 |
| 중학교 | 24곳 |
| 고등학교 | 9곳 |
반등이 와도 구조는 당장 되돌리지 못한다
출산율 0.9명대가 실현돼도 유소년 인구 감소가 곧 멈추지는 않는다. 지난해 연간 출생아가 25만4,457명이었으니 몇만 명이 늘어나는 수준으로는 10년간 생긴 구멍을 메우기 어렵다. 한번 폐교된 부지는 교육 용도로 돌아오기 힘들다. 통폐합과 매각을 지금의 속도로 이어가면, 출생아 반등이 학령인구로 이어지는 2030년대 초에 써야 할 인프라가 먼저 사라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론도 있다: 성급한 폐교가 자산을 영구히 지운다
통폐합 불가피론만이 정답은 아니다. 자료를 제출받은 박성훈 의원은 학령 인구 감소로 통폐합이 불가피한 측면은 있으나 폐지된 부지는 교육 부지로 돌아오기 어려운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폐교 공간을 지역 거점으로 재활용한 사례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목소리도 있다. 출산 반등 자체가 정책 재정 여력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근본 대책 논의를 폐교 속도와 함께 놓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남는 질문
숫자가 가리키는 과제는 명확하다. 출산율 반등은 사실이지만 그 반등이 교육·재정 구조에 도달하기 전까지 폐교와 학령인구 감소는 계속된다. 지금 결정해야 할 것은 축소를 어떻게 관리할지, 아니면 기다릴지가 아니라, 줄어드는 인구로도 학교와 지역이 작동하게 만드는 설계다. 반등 소식에 안도하는 사이 처리되는 폐교 부지의 행방이 다음 10년을 결정한다.
분석 근거: 연합뉴스(출산율·유소년 인구 통계 보도, 학교 통폐합 현황 보도), 국가데이터처 인구동향, 교육부·국회 제출 자료, 교육비즈니스·매일경제 보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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