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의혹에 답을 얻으려면 고발보다 검증이 먼저여야 한다광장
고발장이 검증보다 앞서면 진상규명 대신 정쟁만 남는다.
백영우 필자2026년 10월 30일민주당 한강버스 진상조사단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다는 보도가 나온 시점은, 한강공원 투표지 검증 결과가 공개되고 부정선거 주장이 격화되던 국면과 겹쳐 있습니다. 서울시의회에서 리베이트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한창인 가운데 중수청장이 위증 수사 검토 입장을 밝혔다는 전언도 흘러나왔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분명합니다. 다만 순서가 뒤틀려 있는 셈입니다.
왜 지금 고발입니까. 의혹이 불거진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고, 시의회 검증과 언론 보도로 이미 많은 자료가 공개된 마당에 굳이 이 시점에 형사 고발을 택한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발은 수사를 여는 강력한 수단이지만, 동시에 사실 확인의 책임을 검찰과 경찰에 넘기는 일이기도 합니다. 의혹의 실체를 밝히려면 자료를 검증하고 관련자를 조사하는 절차가 먼저여야 하는데, 고발이 앞서면 여론의 판단이 먼저 굳어지고 수사는 그 뒤를 쫓아가는 꼴이 되고 맙니다.
민주당은 무죄 판결에 환호할 때가 아니라 한강버스 사업 의혹에 답해야 한다는 취지를 밝혔습니다. 참 일관된 태도입니다. 자신들이 제기하는 의혹에는 신속한 답변을 요구하면서, 정작 그 의혹을 검증할 절차와 시간은 건너뛰고 곧바로 고발과 구호로 넘어가는 방식만은 한결같지 않습니까. 한강버스 사업에 SH공사 자금 1천억원 이상이 동원됐다는 비판, 리베이트 의혹과 수사 의뢰 지연 문제, 조사 자료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된 마당에, 이 모든 것을 하나의 정쟁 판으로 합쳐버리면 정작 중요한 사실 확인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투표지 검증은 검증대로, 리베이트 의혹은 수사대로 각각의 트랙을 지켜야 합니다. 한강공원 투표지 검증 결과가 오세훈 시장의 압승으로 나타났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받아들이고, 부정선거 주장이 근거를 잃었다면 그 주장을 접으면 그만입니다. 마찬가지로 한강버스 리베이트 의혹이 사실이라면 수사와 감사로 책임을 물으면 되고, 사실이 아니라면 의혹을 제기한 쪽이 정치적 책임을 지면 될 일입니다. 두 사안을 한 바구니에 담아 흔들어대면 어느 쪽도 제대로 된 답을 얻지 못합니다.
검증하지 않고 고발부터 하는 쪽이나, 검증 결과가 나왔는데도 부정선거를 계속 주장하는 쪽이나, 사실 확인보다 진영 결집을 앞세우는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의혹이 제기됐으면 검증으로 답해야지, 고발장과 성명서로 답해서는 안 됩니다. 진상은 고발장이 아니라 검증 보고서에서 나오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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