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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값 연초의 3배…1조 달러 수출국의 겨울 약점

류근웅류근웅 기자· 11/7/2026, 5:04:38 PM· Updated 11/7/2026, 5:33:39 PM

올해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연 한국이, 정작 난방용 가스 하나는 온전히 바다 건너에서 가져온다. 아시아 LNG 기준가격인 JKM이 11월 초 MMBtu당 31달러 안팎—연초의 세 배다. 4년 만에 돌아온 고가의 겨울을 앞두고 수출 강국의 연료 원장(原帳)이 다시 드러났다.

10달러가 30달러가 되기까지

Platts가 평가한 12월 인도분 JKM은 10월 22일 MMBtu당 30.761달러를 기록했다. 2022년 12월 유럽 에너지 위기 이후 최고치다. 연초인 2월에는 10~11달러였으니 9개월 만에 세 배로 뛰었다. Trading Economics 집계로 전년 대비 상승폭은 180%를 넘는다. 11월 들어 31달러대로 숨을 고르지만, 선물 곡선은 내년 2월까지 30달러 언저리를 유지한다.

시점JKM(MMBtu당)
2026년 2월10~11달러
10월 22일30.76달러
11월 6일31.49달러

병목은 하나, 경쟁자는 두 명

방아쇠는 올해 3월부터 이어진 호르무즈 해협 LNG 운항 차질이다. 중동발 물량이 밀리자 한국가스공사와 민간 발전사는 현물 시장에서 대체 물량을 찾았고, 9월 말 국내 비축률은 70% 수준에 머물렀다. 유럽연합은 2027년 1월부터 러시아산 LNG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 올겨울 140억㎥의 공급 공백을 메우려는 유럽이 현물 시장으로 들어오면 같은 배를 두고 한국과 입찰 경쟁을 벌이는 셈이다. IEA는 한국에 공급처 다변화를 경고했다. 카타르산이 연간 수입 4,668만 톤 가운데 약 15%를 차지하는 구조다.

요금은 누르고, 대가는 산업이 치른다

가계 부담을 막겠다는 이유로 9월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은 동결됐다. 대신 산업용·상업용·발전용이 올랐고 산업용 도매요금은 5~7월 사이 12.4% 올랐다. 원가는 이미 수입장에 반영됐다. 산업통상자원부의 8월 수출입 동향에서 수입은 22.5% 증가했고, 원유는 수입 물량이 3% 줄었는데 금액은 21.2% 늘어난 83억 달러다. 물량이 아니라 가격이 수입장을 끌어올린 것이다. 이 비용은 요금으로든 세금으로든 결국 누군가의 장부에 남는다.

탱크를 키우는 답, 그러나 반론도 있다

정부는 제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2026~2038)에서 LNG 저장 용량을 887만 톤으로 늘리고 민간 비축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올해 수요 전망 4,591만 톤의 약 5분의 1을 국내에 쌓아두겠다는 계산이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 LNG 공급은 2026년 4억7,500만 톤으로 전년보다 10.2% 늘어나는 '공급 쓰나미'가 예고됐고, 한국은 북미산 수입을 두 배로 늘리며 카타르 장기계약(연 610만 톤)과 균형을 잡는 중이다. 호르무즈가 정상화되면 가격은 누그러질 수 있다.

수급 계획과 실적수치
2026년 천연가스 수요 전망4,591만 톤
저장 용량 목표(제16차 계획)887만 톤
2026년 1~9월 LNG 수입3,287만 톤(전년 동기 -6.4%)

31달러의 겨울이 묻는 것

문제는 가격이 누그러질 때까지 버티는 힘이다. 저장 탱크는 하루이틀에 지어지지 않고, 민간 비축은 가격 신호 없이 움직이지 않는다. 요금을 묶어 가계 통장을 지키는 동안 미뤄진 원가는 산업 경쟁력과 공기업 재무에서 나온다. 에너지를 사서 쓰는 나라의 선택지는 두 가지다. 싸게 살 수 있는 길을 여러 개 미리 깔아두거나, 비쌀 때를 견딜 저축을 미리 쌓아두거나. 31달러의 겨울이 그 우선순위를 물어보고 있다.


분석 근거: 글로벌이코노믹, 에너지데일리, ESG이코노미, 머니투데이, 한국경제, Trading Economics,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 동향.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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