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에 825M€ 벌금, 고위험 AI는 미룬 EU의 두 얼굴
유럽연합은 지금 두 얼굴로 AI를 다스린다. 한쪽에서는 고위험 AI 의무를 16개월 미루며 기업 부담을 덜어줬고, 다른 쪽에서는 알고리즘이 운전자 계정을 끊었다는 이유로 우버에 8억2500만유로(약 9억6600만달러) 과징금을 물렸다. 규칙의 시행은 늦춰도 집행의 칼은 벼린다.
8억 유로짜리 '알고리즘 정지'
네덜란드 개인정보보호청이 8월 17일 결정으로 부과한 이 과징금은 GDPR 사상 두 번째 규모다. 로이터가 확보한 결정문에 따르면 우버는 2018~2022년 사기 의심이나 낮은 고객 평점을 근거로 운전자 계정을 알고리즘이 곧바로 정지했다. GDPR 22조는 삶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결정을 컴퓨터가 단독으로 내리는 걸 금지한다. 당국의 몽니크 베르디어 부의장은 "컴퓨터는 그런 중대한 결과를 낳는 결정을 스스로 내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 기업 | 규모 | 사유 |
|---|---|---|
| 메타(2023) | 12억 유로 | EU-미국 간 사용자 데이터 이전 |
| 우버(2026) | 8억2500만 유로 | 운전자 계정 자동 정지 |
우버는 항소한다. 저평점으로 계정이 막힌 유럽 운전자는 2021년 기준 126명뿐이었고 영구 정지에는 사람이 개입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미룐 규정, 조이는 집행
유럽의회는 6월 16일 AI법을 제정 후 처음으로 고쳤다. 채용·교육 등 고위험 AI 의무 시한을 올해 8월 2일에서 2027년 12월 2일로, 의료기기 등 제품에 내장된 AI는 2028년 8월 2일로 밀었다. 명분은 준비 안 된 기술표준과 중소기업 부담이다. 그러나 나머지 대부분 조항은 이미 8월 2일부터 시행 중이고, 12월 2일부터는 동의 없는 성적 이미지를 만드는 AI가 전면 금지된다. 늦춘 건 일정이지 규제의 방향이 아니다.
한국 기업은 두 법을 겹쳐 입는다
한국도 AI 기본법을 1월 22일 시행했다. 의료·금융 등 11개 분야 '고영향 AI'에 안전·투명 의무를 걸고 생성형 AI 표시와 해외 사업자의 국내 대리인 지정을 요구한다. 지디넷코리아는 국내법 시행으로 국내-only 기업의 추가 부담은 제한적이지만 유럽 진출 기업의 컴플라이언스는 피할 수 없다고 짚었다.
| 구분 | EU AI법 | 한국 AI 기본법 |
|---|---|---|
| 전면 시행 | 2026.8.2 | 2026.1.22 |
| 집중 관리 대상 | 채용·교육·법집행 등 고위험 AI | 11개 분야 고영향 AI |
| 제재 상한 | 위반 유형별 매출의 최대 3% 등 | 과태료 3천만원 |
| 완충 장치 | 고위험 의무 2027.12.2 연기 | 시행 후 1년 이상 계도기간 |
제재 규모는 자릿수가 다르지만, 유럽에 서비스를 파는 기업엔 두 법이 따로 붙는다. 알고리즘으로 사람을 걸러내는 배달·물류·구인 플랫폼이 우버와 같은 질문을 받는 판이다.
"과징금이 마찰"이라는 미국의 반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의 빅테크 과징금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고, 미 국무부 관리는 4월 이를 미-EU 경제관계의 '최대 마찰 요인'으로 불렀다. 시장 속도를 앞세운 비판이다. 반대편에선 소득이 하루아침에 끊긴 운전자 보호가 법치의 본분이라는 논리가 맞선다. 우버 사건은 규제 보호가 아니라 자동화 의사결정에 대한 경고신호라는 것이다.
액수보다 시장 접근이 문제다
법 조문보다 집행 사례가 실질 표준을 만든다. 우버 사건이 그 첫 판이고, 항소 결과에 따라 알고리즘 인사·정지 관행의 기준이 달라진다. 한국이 우선 다듬을 건 액수가 아니라 기준의 명확성이다. 계도기간이 끝나는 내년, 국내 당국이 어떤 사건에 칼을 대는지가 기업들에 남는 숙제다.
분석 근거: 로이터(Reuters), EU 이사회 보도자료, Ogletree Deakins, 연합뉴스, 지디넷코리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데일리 브리핑 구독
매일 아침 핵심 뉴스를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