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를 수행한 참모가 국감 증인 단상을 피하는 것은 품위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의 외면이다광장
청와대 핵심 참모의 국감 증인 회피 논란을 답변 의무와 책임의 문제로 짚는다.
송시옥 필자2026년 10월 19일빈 단상은 비워 두는 것이 아니다
국감 3주차를 맞아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지 부속실장 등 핵심 참모의 증인 채택을 두고 여야가 정면 충돌하고 있습니다. 박수영 의원 등은 김 전 실장의 증인 채택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여당은 증인 채택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쟁점은 단순합니다. 국정의 최종 결정 과정에 참여한 정무 책임자가 국회의 검증을 받아야 하는가, 그리고 그 회피를 여당이 방패막으로 쓸 수 있는가입니다.
이건 공세가 아니라 답변의 의무입니다. 국정운영의 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국회에서 설명하는 것은 권리를 박탈당하는 자리가 아니라 책임을 이행하는 자리입니다. 여당은 공직에서 물러난 인사의 소환에는 신중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자리에서 내려오는 순간 답변 의무까지 소멸한다면 정무 책임은 퇴직과 동시에 끝나게 됩니다. 권한을 행사한 사람은 검증의 단상에 서지 않아도 되고, 물러난 사람은 답변에서 풀려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습니다. 그것은 논증이 아니라 면책의 명분입니다.
국감 3주차에는 검찰개혁과 금융권 해킹 사태 등 밝혀야 할 쟁점이 몰려 있습니다. 숫자를 들지 않아도 구조는 분명합니다. 해명이 필요한 사안이 쌓여 있는 이 시점에 결정 과정의 한복판에 있었던 참모가 단상을 피하면, 질문은 남고 책임은 특정되지 않은 채 떠돌게 됩니다. 책임을 묻는 자리를 만드는 것 자체를 어렵게 하는 입장은, 결국 답변되지 않은 질문의 무게를 국민이 대신 지게 만듭니다.
김승원·용혜인 사태로 불거진 이른바 '만사현통' 논란과 청와대 인사권 문제가 겹치면서 책임자 검증의 필요성은 더 커졌습니다. 참모의 인사와 정책 결정이 대통령의 이름으로 포장되는 구조에서, 정작 그 참모가 국회에 나와 결정 과정을 설명하지 않으면 권한은 참모가 행사하고 책임은 대통령의 이름으로 정리되는 괴리가 생깁니다. 여당이 이 괴리를 방치한다면 그 부담은 결국 정치적 대가로 돌아옵니다.
국감 증인으로 소환되는 것은 수사의 자리가 아닙니다. 국정을 수행한 사람이 사실을 진술하고 질문에 답하는 최소한의 절차적 의무입니다. 증인 채택은 상대 진영 사람을 단상에 세우는 무기가 아니라 권력 행사의 기록을 공개하는 절차라는 점을 여야 모두 인정해야 합니다. 상대의 사람은 부르고 우리 편의 사람은 지키는 구도가 반복되면 국감 자체가 진영 구경거리로 축소됩니다. 정무 수행 책임자가 단상에 서지 않는 것은 품위의 문제가 아닙니다. 책임의 외면입니다. 그 빈자리에서 남은 질문들은 결국 누군가가 치러야 할 빚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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