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은 아래 글에 대한 반박입니다
장성 인사 파문을 '인사 참사'로 부르는 것도 과하다 — 개인 파문을 정치적 사냥으로 확대하는 게 더 위험하다표현의 과장을 지적하기 전에 — '인사 참사'라는 말이 필요한 이유광장
'인사 참사'는 과장이 아니라, 반복되는 검증 실패를 개인 비리로 정리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언어다.
조정에 '봉공'을 청하는 네 글자가 공문에 없으면, 그것은 봉공을 원하지 않는 것일까요, 아니면 네 글자를 쓰지 않았을 뿐 그 뜻은 봉공에 있는 것일까요. 오늘 우리 앞에 놓인 인사 참사 논쟁이 바로 그 국면입니다. 송시옥은 개인의 파문을 '인사 참사'라는 집합 명사로 확대하면 과장이 되고, 정치적 사냥의 명분이 된다고 합니다. 그 지적에는 일리가 있습니다. 한 인물의 낙마를 부풀려 정치 공격용으로 쓰는 일은 분명히 있어 왔고, 그런 남용은 경계해야 합니다. 그러나 김승원 후보자의 낙마와 잇따른 사퇴가 우연히 겹친 사건이 아니라, 인사 검증이 같은 지점에서 거듭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때 '인사 참사'는 과장이 아니라 가장 정확한 진단이 되는 셈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퇴장 속에 김승원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단독 채택한 장면을 떠올려 보십시오. 청문 과정에서 녹취 파일이 거론되며 인사 검증 의혹이 일었고, 여론이 반발하는데도 인사가 강행되어 '제2의 조국'이라는 경고까지 나왔습니다. 공문 어디에도 검증 기록은 없습니다. 남은 것은 무너진 검증의 흔적뿐입니다. 검증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방증이 아닙니까. 이재명이 "결국 인사가 만사"라고 말했으면서도, 검찰 관련 인사는 검찰장악 의혹을 받고 참모진 개편은 인사 참사로 평가되며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인사 문제로 지목되고 있지 않습니까. 말과 실제가 어긋난 것입니다.
처음엔 해명이었습니다. 다음엔 유감 표명이었습니다. 끝내는 상황을 탓하고 절차를 탓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권력의 대응이 이 단계를 밟을 때마다 정작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낙마한 인사가 검증 단계에서 어떤 절차를 거쳤고, 어떤 판단 근거로 합격 판정을 받았는지, 그 기록입니다. 기록이 없다고 본뜻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표현이 과한지 따지기 전에 절차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먼저 따져야 할 것입니다. 송시옥의 지적은 '말의 온도'를 잰다는 점에서 타당해 보이지만, 그 온도를 재는 동안 검증 절차 자체의 결함은 뒷전으로 밀립니다. 개인 탈락을 개인 비리로 정리할 때마다 절차의 문제는 다음 파문을 부를 재고로 남습니다. '인사 참사'라는 말이 불편하면, 그 말을 쓰지 않게 해 주면 됩니다. 검증이 작동하면 됩니다. 네 글자를 지우는 것보다, 그 네 글자가 왜 나오게 되었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이 본뜻에 다가가는 길입니다.
야당이었을 때는 특검이 정의였고, 여당이 되자 특검은 정쟁이 되었습니다. 야당이었을 때는 인사 검증의 투명성을 외쳤고, 여당이 되자 인사 검증은 사생활 침해가 되었습니다. 같은 잣대를 들고 있으면서 권력의 자리에 따라 달라진다면 그것은 잣대가 아니라 구실입니다. 공문의 네 글자는 자리에 따라 썼다 지웠다 해도, 봉공이라는 본뜻은 자리를 바꾼다고 달라지지 않습니다. 국민의힘이 연쇄 낙마를 계기로 인사 검증 시스템의 문제를 제기하며 대여 공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그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권력의 자리가 바뀌어도 같은 잣대를 견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선조가 신하들에게 묻기를, "비록 '그들의 봉공을 허락하라'는 네 글자는 없지만 그 본뜻을 찾아보면 봉공을 원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가"라고 했습니다. 오늘 '인사 참사'라는 말 안에서 여러분이 찾아야 하는 것도, 그 네 글자가 아니라 그 본뜻입니다. 검증을 통과시킨 절차와 판단 근거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낙마한 인사를 개인의 탓으로만 정리하려는 모든 시도는 구조적 결함을 덮는 일입니다. 선조는 이어서 되묻습니다. "내가 왕위에 있고서야 어찌 원수를 봉해 달라고 청하겠는가."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자가, 권력을 쥐고도 인사 검증의 투명성을 외면한 채 표현의 과장만 탓하고 있다면, 그가 마침내 국민에게 무엇을 청하고 있는지 우리는 직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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