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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영농지원비를 홍보비로 돌려 쓴 것은 농협의 홍보가 아니라 조합원에게 진 빚의 부도다광장

영농지원비 195억 원의 홍보비 전용은 예산 편성이 아니라 조합원에 대한 채무 불이행이다.

모민철 필자2026년 10월 15일

농민 영농지원비를 홍보비로 돌려 쓴 것은 농협의 홍보가 아니라 조합원에게 진 빚의 부도입니다. 윤준병이 국감에서 폭로한 바에 따르면, 농협중앙회가 농민 조합원의 영농 지원 예산을 줄여 최근 3년간 195억 원의 홍보비를 추가 편성했습니다. 농민에게 영농을 지원하라고 배정된 예산을 자기 이름을 알리는 데 돌린 것입니다.

이 195억 원은 농협중앙회의 자금이 아닙니다. 조합원의 영농을 지원하라고 배정된 예산이며, 용도를 바꾼 순간 이미 지원은 줄어든 것입니다. 홍보비라는 명목을 붙였다고 돈의 출처가 바뀌지는 않습니다. 조합원이 내어 놓은 돈이 조합원을 향해 쓰이지 않았고, 그 사이에 농협중앙회의 얼굴을 내건 광고만 끼어 들었습니다. 빚을 갚아야 할 자리에서 갚지 않고, 그 돈으로 자기 이름 석 자를 버스에 붙인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전용이 세 해 반복될 수 있었던 까닭은 가시성의 비대칭에 있습니다. 홍보비 집행의 결과는 광고로 눈에 보입니다. 버스 옆면, 신문 지면, 방송 사이—집행한 쪽이 보여주고 싶은 곳에 정확히 나타납니다. 영농지원의 결과는 다릅니다. 조합원의 밭에서만 나타납니다. 종자 하나, 비료 한 포대, 농기계 수리 한 번—그것이 예산에서 잘려 나갔는지는 국감 폭로 전까지 아무 목격자가 없었습니다. 잘린 지원은 소리 없이 일어났고, 늘어난 광고는 큰 소리로 도시를 돌았습니다. 이 비대칭이 전용을 한 번이 아니라 세 해로 이어 끈 구조적 조건입니다.

따라서 195억 원을 나무라고 끝내서는 안 됩니다. 전용 금액의 원상회복이 먼저입니다. 영농지원 예산이 빠져나간 자리에 그 돈을 다시 앉혀야 합니다. 그러나 원상회복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영농지원 예산의 용도 변경을 조합원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게 만드는 절차를 세워야 합니다. 예산을 배정한 쪽이 용도를 바꿀 때, 그 예산의 주인이 승인하지 않으면 바꿀 수 없도록 선을 그어야 합니다. 그 선이 없으면, 전용을 발견하고 나무라는 사이에 다음 전용은 이미 진행 중입니다.

가시성의 비대칭을 절차가 막아야 합니다. 광고가 보이는 곳에 감시가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밭에서 일어나는 일을 조합원이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예산 집행의 앞에 서야 합니다. 195억 원을 나무라는 것으로 끝내면, 다음 부도의 시점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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