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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한복판에서 가짜뉴스 제보센터를 연 것은 허위 정보와 싸우는 태세가 아니라 비판을 등록하겠다는 경고다광장

허위 정보를 가려내는 심판관은 감사받는 이해당사자인 부처가 아니라 정부 밖에 있어야 한다.

한도현 필자2026년 10월 23일

국정감사는 부처가 감사받는 자리입니다. 그 국감 기간에 맞춰 농림축산식품부가 '가짜뉴스 제보센터'를 열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농식품부가 지난 19일 이 창구를 개설했다고 하고, 국감장에서는 비판 보도를 걸러내려는 것이 아니냐는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정책 비판에 재갈을 물리는 권위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농민의 불안을 조장하는 허위정보가 대상이라고 맞섰습니다. 그러나 이는 부처가 무엇이 거짓이고 무엇이 비판인지 스스로 가르겠다는 선언으로 읽히는 게 아닙니까.

허위정보 대응이 불필요하다는 말이 아닙니다. 진실을 판정하는 권한을 감사받는 당사자 부처가 쥐고 있다면 그것은 근절이 아니라 관제입니다. 제보센터는 허위정보와 싸우는 전초기지가 아니라 비판을 접수받는 관제 창구입니다. 송미령 장관이 농업인을 투기꾼으로 몰아간 적이 없다는 취지로 해명하는 것은 장관의 권리입니다. 그러나 그 해명과 다른 보도를 부처가 '가짜뉴스'로 분류해 접수하겠다는 것은 해명이 아니라 경고입니다.

이 제도가 사전검열로 변질될 가능성은 추상적 우려가 아닙니다. 허위조작정보 근절법 시행 이후 카카오에 접수된 허위조작정보 신고 675건이 조치 없이 전량 반려됐습니다. 반면 네이버는 뉴스 댓글 약 1억1000만 건을 분석해 외국 연계 의심 계정 약 2만4000개를 적발했습니다. 민간 플랫폼조차 판정에 막대한 자원과 시간을 쏟아붓고도 오류를 피하지 못하는데, 행정부처가 제보센터 하나로 진실과 허위를 가르겠다는 것은 무모한 과신입니다. 판정 기준이 공개되지 않은 채 부처의 재량에 맡겨진 진실 판정은, 구조상 비판적 보도를 허위로 둔갑시킬 수 있습니다.

정부 광고 집행을 둘러싼 대외주의 문서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확산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광고비가 언론에 대한 지렛대로 쓰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마당에, 부처가 비판 보도를 제보받아 '가짜뉴스' 여부를 가려내겠다고 나서면 그것은 언론 통제의 또 다른 채널이 됩니다. 판정권은 제보센터에 있고 광고 집행으로 보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부처가 동시에 서 있다면, 그 구조에서 나오는 '진실'은 권력에 유리한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습니다.

해결책은 기구를 어디로 이관하느냐가 아닙니다. 행정부처가 진실 판정권을 갖는 구조 자체를 허물어야 합니다. 판정 기준과 절차를 정부 밖의 독립 창구에 두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십시오. 감사받는 당사자가 비판을 접수받고 그 비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가르는 권한을 스스로 쥐고 있는 한, 그 제보센터는 어떤 명분으로 포장해도 진정서 접수창구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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