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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매 수수료를 마지막 결제 단계에야 붙이는 것은 시스템 값을 받는 일이 아니라 총 지불액을 가린 채 표값을 두 번 청구하는 일이다광장

창구가 사라진 시대의 예매 수수료는 편의의 값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두 번째 표값이다.

김인환 필자2026년 11월 2일

예매 수수료를 결제 마지막 단계에야 붙이는 구조는 편의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는 일이 아니라, 판매자가 제 창구 운영 비용을 소비자의 정보 부재 위에 올려놓는 일입니다. 공연표와 열차표를 온라인으로 살 때 결제 직전에야 발권 수수료, 취소 수수료, 결제 수수료가 차례로 더해지는 구조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창구와 전화 예매가 사실상 사라진 지금 소비자는 그 수수료를 피할 대안 없이 받아들이게 됩니다. 처음 본 표면 가격과 최종 지불액 사이에 얼마의 차이가 생길지는 결제 단계에 이르기 전에는 알 수 없고, 판매자는 그 정보 격차를 이용해 판매 비용을 소비자에게 넘기는 것입니다.

창구를 온라인으로 옮겨놓고 운영 비용을 수수료로 청구하는 것은 시스템 투자가 아니라 판매 비용을 두 번 얹는 일입니다. 물리적 매표소를 유지하던 시절, 창구 운영 비용은 표값 안에 들어 있었습니다. 창구를 닫고 온라인으로 옮긴 뒤로도 표값에서 창구 비용이 빠진 적이 없는데, 온라인 시스템 운영 비용을 수수료라는 이름으로 다시 청구하고 있습니다. 한 번은 표값에 포함된 판매 원가로, 한 번은 수수료로.

올라간 것은 수수료입니다. 올라간 것은 판매자의 마진입니다. 올라가지 않은 것은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입니다. 결제 인프라가 좋아질수록 거래 비용은 낮아지는 것이 상식인데, 예매 시장에서만 이 상식이 거꾸로 굴러갑니다.

가격 경쟁은 왜 작동하지 않을까요. 답은 단순합니다. 소비자가 고르는 것은 수수료가 싼 플랫폼이 아니라 표를 구할 수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표를 가진 자가 유통망을 쥐면 수수료율이 얼마든 소비자는 그 창구로 몰릴 수밖에 없고, 가격 경쟁이 작동하지 않는 유통망에서 수수료는 내릴 압력을 받지 않습니다. 거래의 불안을 덜어주는 기능이 있어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내는 수수료와, 기능 없이 구조가 부과하는 수수료는 다릅니다. 예매 수수료는 후자입니다.

수수료율과 산정 근거는 결제 단계가 아니라 처음 보여 주는 가격에 함께 밝혀야 합니다. 소비자는 비용 부담에 반응합니다. 수수료가 처음부터 보였다면 소비자는 그것을 비교하고 선택했을 것이고, 그 선택의 압력이 수수료율을 바로잡는 작동점이 되었을 것입니다. 수수료를 마지막에야 공개하는 것은 소비자에게서 비교할 기회를 통째로 걷어내는 일이며, 그 박탈 위에서만 유지되는 수수료는 시장이 아니라 구조가 징수하는 세금에 가깝습니다. 결제 버튼을 누르기 전에 무엇을 얼마에 사는지 모르는 거래는 거래가 아니라 청구를 받는 일인데, 그 청구서에 매번 놀라야 한다면 시장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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