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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결과를 당원 앞에서조차 감추는 것은 사과로 씻을 일이 아니라 불신을 자라게 하는 일이다광장

신천지 의혹 조사 결과를 비공개로 처리한 것이 사태의 본질이며, 사과보다 전면 공개가 먼저다.

모민철 필자2026년 11월 6일

검증 결과를 당원 앞에서조차 덮어버린 정당이, 무엇을 민주라고 부르겠습니까. 김민석 대표가 '신천지 집단 가입 의혹' 조사 결과를 의원총회에서 공개하지 않은 채 사과로 일단봉합을 시도하다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당 안에서는 친청계 의원들이 중심이 되어 "김민석 잘한다 34.7%"라는 여론조사 수치를 내세우며 반대 여론과 맞서고, 야권에서는 "책임지고 즉각 사퇴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의 뼈는 의혹의 진위가 아니라 결론을 감추는 방식 자체에 있습니다. 김민석은 의원총회에서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뒤 상처 입으신 모든 분들과 당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취지로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사과의 대상이 검증을 요구한 당원이라면, 사과로 채워야 할 빈자리는 사과가 아니라 공개된 사실관계입니다. 결론을 비공개로 처리한 것은 의혹을 지운 것이 아니라, 의혹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사실을 공식화한 행위일 뿐입니다.

정말 묻고 싶은 것은 김민석의 판단이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침묵입니다. 이재명은 민주당 대표 시절 "당원 주권"을 수없이 강조했습니다. 당원이 당의 주인이며 당의 결정은 당원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는 명제를 정면에 내세운 분입니다. 그 당원 주권이 지금 무너지고 있습니다, 검증 결과를 당원의 눈에서 가리는 바로 그 자리에서. 당원에게 확신을 줘야 할 지도부가 확신을 주지 못한 것을 "불찰"로 받아들이는 데 그쳤다면 모르겠습니다만, 이번 사태는 그 선을 넘어 당원을 정보 통제의 대상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가장 투명해야 할 사과가 가장 많은 불신을 낳고 있습니다. 김민석은 전면 공개했으면 반발이 더 컸을 것이라는 취지로 변명했는데, 이 논리가 성립하려면 당원이 진실을 감당하지 못할 미성숙한 존재라는 전제가 먼저 있어야 합니다. 당원에게 진실이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권위주의가 사과 문구 속에 그대로 배어 있습니다. 공개하지 않아서 의혹이 자라는 것인지, 공개하면 당이 갈라지는 것인지를 김민석은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데, 둘 다 당 지도부의 책임이지 당원의 책임이 아닙니다.

친청계 의원들이 "34.7%"라는 수치를 방패로 내세우는 것도 같은 구조의 연장입니다. 지지율 수치로 사과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은, 검증의 투명성이라는 본질의 질문을 여론의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일 뿐입니다. 여론조사는 의혹의 진위를 판결하지 않으며, 지지율이 검증의 빈자리를 채워준 적도 없습니다. 조사 결과를 보지 못한 당원이 '잘한다'고 답한 것이라면, 그 34.7%는 지지가 아니라 정보 차단 위에 만들어진 환영에 가깝지 않습니까.

이재명은 가짜뉴스 폐해를 들어 언론의 검증 책임을 강조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정작 자기 당 안의 검증은 당원의 눈을 가리는 구조를 묵인하고 있다면, 그것은 검증의 권위를 언론에만 떠넘기는 편의적인 태도입니다. 검증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쪽이 자기 검증부터 투명하게 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검증 요구도 설득력을 잃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을 감추는 자가 결국 잃는 것은 의혹이 아니라 자신의 정당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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