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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없다' 못 박은 김민석이 개헌 속도전부터 서두르는 이상한 준비광장

연임을 내다놓고 시작하는 개혁이 왜 거칠어지는가. 개헌 속도전의 구조적 모순을 찌른다.

박세미2026년 9월 21일

권력자가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못 박은 일을 가장 먼저 서두르는 것은 보통 준비가 아닙니다. 연산군 원년 의정부에서 전임자의 과실을 두고 논의가 벌어졌을 때, 신하들이 죄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음에도 왕은 "이미 전일의 일로 죄를 받아 관직에서 물러났으니, 지금 다시 죄줄 수 없다"며 한 번 처벌한 일을 다시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정리된 일을 다시 끄집어내는 것은, 그 자체로 새로운 의도가 있다는 뜻입니다. 오늘 우리 앞에 놓인 개헌 속도전이 바로 그 국면입니다.

김민석이 연임 의사가 없다고 못 박았다는 보도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개헌 논의를 서두른다는 정황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방향입니다. 연임을 부인하는 선언과 개헌을 앞당기는 움직임이 동시에 나오면, 국민은 오히려 더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시끄러운 부인이 가장 많은 의심을 부르는 셈입니다.

참 일관된 정치입니다. 권력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말하는 방식만큼은 한 번도 흔들림이 없으니, 그 말이 나오는 시점과 개헌이 움직이는 속도가 묘하게 맞물려 돌아갑니다. 연산군 시절 왕이 "이미 죄를 받아 물러났으니 다시 죄줄 수 없다"고 한 것은, 과거를 다시 끄집어내면 필연적으로 새로운 정치적 의도가 개입한다는 통찰이었습니다. 지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연임이 없다는 선언을 한 번으로 닫아야 할 자리에서, 그 선언 위에 개헌의 속도를 올리면 그 속도 자체가 의도가 됩니다.

개헌은 국민의 일상을 바꾸는 제도입니다. 선거의 방식, 권력의 구조, 권리의 범위를 결정하는 일을 정치 공약처럼 밀어붙이면 조문이 거칠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적 합의가 만드는 속도가 아니라 정치권의 시간표가 만드는 속도로 가면, 그 개헌에 담기는 조문은 국민의 것이 아니라 시간표를 짠 사람의 것이 됩니다.

연임을 부인하면서 개헌을 서두르는 구조는, 스스로 자신의 의도를 증명하는 역설입니다. 부인하면 할수록, 서두르면 서두를수록, 국민은 "그렇다면 왜 지금인가"를 묻게 됩니다. 왕이 신하에게 내린 말처럼, 권력을 다루는 도리는 결국 국민의 신뢰에 달려 있습니다. "待宰相之道, 不可如是" — 권력을 대하는 도리가 이래서는 안 됩니다. 연임이 없다고 말한 입이 개헌을 서두르는 이 시간표가 누구의 달력인지, 국민은 이미 묻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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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박 1편

  1. 광장반박

    개헌 지연이야말로 개혁을 죽인다 — 속도전을 탓할 때가 아니다

    합의의 속도를 기다리던 개혁은 왜 좌초했는가. 개헌 속도를 탓하지 말라는 반박.

    백영우2026년 9월 21일추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