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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더하기1 행사는 하나를 공짜로 주는 것이 아니라 사지 않았을 두 번째 상품의 값을 미리 걷는 일이다광장

묶음 행사는 절반이 공짜가 아니라 사지 않았을 하나의 값을 미리 걷는 판매 장치다.

정서린 필자2026년 10월 24일

편의점과 대형마트 매대에서 빨간 딱지가 붙은 상품 앞에 서면, 소비자는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덤으로 받는 거래처럼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매대에서 계산대까지 닿는 사이, 소비자의 지갑에서 빠져나간 돈의 실체는 '공짜'라는 글자가 가리키는 것과 다릅니다.

묶음 행사는 가격을 깎아주는 장치가 아니라 구매 수량의 문턱을 올리는 장치입니다. 1+1 행사가 걸린 과자 하나를 집어 드는 순간, 소비자는 한 개 분량의 필요에 대해 두 개 분량의 값을 지불합니다. 하나를 공짜로 준다고 안내하지만, 사지 않았을 두 번째 상품의 값을 미리 걷어 그 돈으로 두 번째 상품을 만들어 내미는 구조입니다. 매대에서는 할인처럼 보이지만, 계산대에서는 지출이 늘어날 뿐입니다.

소비자는 왜 하나만 사지 않습니까. 하나만 사면 손해라는 조바심 때문입니다. 단품 가격은 그대로인 채 묶음에만 할인이 걸려 있으면, 한 개만 필요한 사람은 정가를 치르거나 묶음을 집어 드는 양자택일을 강요받습니다. 수량이 늘어나는 진짜 이유가 바로 이 선택의 구조에 있습니다. 할인이란 단가를 내리는 것인데, 지금 매대에서 벌어지는 일은 단가는 그대로 둔 채 수량을 밀어붙이는 일입니다.

행사 딱지가 붙는 상품의 면면을 살피면 유통기한이 임박했거나 재고가 오래 머문 품목이 자주 겹칩니다. 소매업체가 재고를 빼내려고 묶음이라는 형식을 쓰는 것 자체는 거래 전략이지만, 그 전략의 비용을 떠안는 쪽은 소비자입니다. 필요해서 두 번째 상품을 집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를 버리면 정가를 치른 것이 되니 묶음 전체를 가져갈 수밖에 없는 지점에서 문제가 시작됩니다.

가구 구조가 바뀌고 있습니다. 1인 가구 비중이 크게 높아진 지금, 같은 상품을 여러 개 소비할 수 없는 가계가 늘었습니다. 그런데도 매대에서 단품 할인은 빼고 묶음만 내걸면, 가구 규모가 다른 소비자를 같은 구매 패턴으로 내모는 꼴입니다. 인구 구조는 바뀌었는데 가격 전략은 그에 맞지 않습니다.

필요 없이 받아 온 상품이 버려지는 지점에서 지출과 음식물 쓰레기가 함께 늘어납니다. 공짜로 받은 것의 최종 비용은 결국 소비자가 치르는 것입니다. 하나를 사고 하나를 버리는 거래가 반복되는 한, 매대에서 아낀 만큼 쓰레기통에서 지출이 커집니다.

할인은 단가에서 깎아주는 것이지 수량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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